안녕. 이제 정말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보려 한다. 아팠던 겨울을 끝내려 한다. 가끔 너무 시린 조각이 느껴질때면, 이 곳에 풀련다. 더 이상 나의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족들, 주위 사람들에게 어둠을 뿌리고 싶지 않다. 즐겁게 웃으며 좋은 추억만 얘기할 수 있기를. 고독 속에서 나만의 소중한 기억은 가만 가만히 예쁜 보물로 남길 수 있기를. 소중한 삶.. 앞으로 얼마나 또 불안정하고 두려운 상황이 올지 모른다. 어떤 난관이 올지 모른다. 파도야 와라. 네가 파도임을 알고, 결국 지나갈 것임도 안다. 그 파도 위에서 춤출 수 있기를. 일렁이는 물결을 느끼고, 그 감각에서 살아있다는 충만함을 즐길 수 있기를. 경험에서 오는 행복을 잊지 않기를. 상황에서 오는 행복은 영원하지 않음을 체화 하길….. 어떤 상황에서..
월요일 저녁, 처음으로 내가 아닌 그녀를 위해 울었다. 유튜브 플레이리스트로 음악을 듣다, 문득 엄마가 응팔 덕선이 세대구나를 깨달았다. 그리고 그 덕선이 얼굴만큼 앳된 시절의 엄마를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그 내 또래인 모습, 첫 아이를 낳고 나서의 모습... 한 살 한 살을 먹을수록 내 나이 때 엄마는 어땠을까? 가 궁금해지곤 한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다. 어땠어? 엄마도 이랬어? 이 물어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슬프다. 그래서 아이를 낳는 일이 조금 두렵기도 하다. 너무 많이 생각날까봐, 서러울까봐. 그리고 아이를 만나는 그 마음을 나누고 싶을까봐. 엄마와 아이의 유대는 정말 특별할 것 같다. 아이인 나도 내 일부를 잃은 것 같은데, 엄마에게 아이는 어떤 의미일까? 아빠에게 아이는 또 어떤 의미일까? ..
5/22 밤 기분이 안좋은 상태로 잠에 들었다. 엄마가 나왔다. 층고가 굉장히 높고 큰 깨끗한 집. 4인의 온전한 가족. (지금의 가족도 온전하다고 여겨야하지만 그러기엔 마음의 정리가 진행 중이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비슷한 꿈에서 늘 그랬듯, 나는 깨달았다. '아! 사실 함께할 수 없는 분이지.' 그 때부터 깨끗한 집이 기이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집에 덩그러니 우리 넷만 있는 조용한 세상. 그녀와 함께하려면 다른 모든 건 포기해야 하는 세상. 난 울면서 말했다. '엄마만 있으면 다 필요 없어 난. 진짜 다 필요 없어.' 어찌된 일인지 잠시 세상에 돌아왔던 엄마는 웃으며 다시 떠나갔다. 작년에도 비슷한 꿈을 꿨다. 4년에 한 번은 만날 수 있다던가 하는 꿈. ..
집중하는 법 : 두번 들이쉬고 크게 한번 내쉬는 호흡. 시각의 집중화. 잠깐 동안 시선을 한 곳에 집중한다. 눈은 두개골 밖으로 나온 뇌와 같다. 행복감 유지하는 법: 나만의 작은 행복한 모먼트, 요소를 정리해두고 실천한다. 예) 산책, 맥주 한 잔, 음악 들으며 책 읽기 등. 부정적인 감정에서 금방 빠져나올 수 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나의 가능성을 단정 짓는 말 하지 말기. 나의 한계를 정하지 말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급급한 마음 갖지 않기. 의지하는 사람에게 휘둘릴 수 있기에, 상처 받는 관계라면 멀리하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잃지 않기.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더 나은 이론 혹은 모형을 발견해왔다. 플라톤의 모형보다 뉴턴의 고전이론이 더 낫고, 그보다 현대 양자이론들이 더 낫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점점 더 나은 이론들을 거치다보면, 언젠가는 종착점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우주에 관한 궁극의 이론, 모든 힘들을 아우르고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예측하는 이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우리는 끝없이 더 나은 이론들을 발견하지만, 완벽한 이론은 끝내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우주의 비밀을 모두 밝히는 날이 올까? 불가능이 현실적인 답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 불가능을 향해 순수한 질문을 던지고 열정을 불사른다. 죽음이라는 끝이 정해져있음에도 충실히 삶을 누리고..
목표를 정하면 자존심 때문에라도 쉽게 포기할 줄 몰랐다. 강한 충동으로 하고 싶은 걸 정하고, 충동에 의한 선택이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 앙다물고 결과를 내곤 했다. 그렇게 충동과 오기, 자존심으로 일궈온 나의 발자국들. 그리고 그 발자국들이 이끈 지금, 이 곳에서, 난 조금 달라졌다. 성장하며 누구나 조금씩 성격이 바뀐다. 하지만 2019년-20년에 걸쳐 겪어야 했던 세 번의 이별은 나라는 정체성에 영향을 주었다.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꽤나 이상주의적이고 순수한 낭만을 꿈꾸던 나는, 스스로의 감수성을 조금 부끄러워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그 점이 강점임을 인지하고, 그를 살릴 수 있는 예술의 길을 택했다. 예술 작품 속의 주인공은 나처럼 유약하고 따뜻했고, 이런 이들이 주인공이라..
비가 오는 날은 여러 감정들 중에서도 '그리움' 이라는 감정이 유독 커진다. 질퍽한 땅바닥을 우산으로 쿡쿡 찌르며 걸었던 초등학교 하교길, 피아노 학원 안쪽 사무실에 앉아 빨간펜을 풀던 기억, 그 책 위에 남은 컵라면 물자국, 교정 점검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던 차 안에서 보이는 빨간 차의 전조등들. 하교 후 편하고 귀여운 옷으로 갈아입은 후 한참이나 바라보던 석양 아래 나무, 아무도 없는 기숙사 방 안에 누워 바라보던 하늘, 하나와 앨리스.. 비 오는 날의 냄새는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는 슬픈 기억이 하나 생겨버렸다. 마냥 기분 좋은 그리움을 즐길 수만은 없게 되었다. 비 오는 날은 아프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고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그 기억에 ..
꿈이 뭘까 기억의 또 다른 저장소 무의식 속 욕망의 발현 그냥 랜덤한 이미지.. 또 다른 차원의 내가 보내는 신호 .. 요즘은 꿈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너무 그립다. 이 그리움은 평생 가겠구나. 오늘 생각했다. 꿈 속 처럼 1년에 한번이라도 만날 수 있으면..... 기약만 있다면 5년도 좋구. 빼앗긴 이 기분을 어떡하지? 잠에서 깨어나 거리를 걷다 그런 생각이 자주 든다. 오늘 기분이 왜 이렇게 거지같지? 오늘은 깨기 직전 사랑한다고 말했다. 미안한지 뭔지 우는 그녀에게 괜찮다고도.. 다음에 또 놀자고 했다. 이제 더 이상 넘어져 있으면 안될 것 같아. 슬퍼할테니까. 이러다 또 힘들어하며 무너지겠지만 오늘은 일어나 보는걸로. 외롭다 참
그토록 가고 싶고, 아름다운 환상으로 그려보던 공간 '달'. 내가 있는 이 곳이 답답하고 힘들 때, 나에게 어울리는 이상향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을 때. 지루하고 외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달은 어쩌면 이러한 일상에서의 도피처 같은 이상향, 혹은 보다 나은 미래를 나타낼 수도 있겠다. 주인공은 달에 가서 살고 싶었고, 경찰이 되고 싶었다. 원하던 모든 것을 이룬 mooncop. (책의 원제이다.) 그러나 막상 주인공의 일상은 끝없이 펼쳐진 풍경만큼이나 고요하고, 지루하고, 무사하다. 치안률 100퍼센트에 달하는 안전한 곳의 경찰. 아무 일도 없는 만큼 고독하고, 자신의 존재 이유에 회의를 가질 수도 있다. 그나마 있던 도넛 자판기도 사라지고, 사람들은 점차 다시 지구로 돌아간다. 결국 새로 온..
Napoleon Dynamite 2004 미국 . 자레드 헤스 감독 1. 요 며칠간 눈 뜨면 영화를 보고, 검색하고, 다운받고, 또 보고, 눈을 감고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가벼운 영화들을 보기도, 예전에 보며 좋았던 영화를 꺼내 보기도 했다.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나? 아무 생각 없이 오락물에 빠져들고 싶을 때가. 일탈? 회피? 부정하지 않겠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중 찾은 너무나도 특이하고 묘하게 매력적인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를 보고 나서야, 글이라도 쓰게 됐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2.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주인공 이름이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Nerd, 왕따, 찐따이다. 미간을 늘 지푸리고, 위로 쭉 잡아땡겨진 것 같은 마르고 긴 몸에, 축 쳐진 어깨. 초점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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