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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oleon Dynamite 


2004 미국 . 자레드 헤스 감독


1. 

   요 며칠간 눈 뜨면 영화를 보고, 검색하고, 다운받고, 또 보고, 눈을 감고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가벼운 영화들을 보기도, 예전에 보며 좋았던 영화를 꺼내 보기도 했다. 

   가끔 그럴 때가 있지 않나? 아무 생각 없이 오락물에 빠져들고 싶을 때가. 일탈? 회피? 부정하지 않겠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던 중 찾은 너무나도 특이하고 묘하게 매력적인 영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를 보고 나서야, 글이라도 쓰게 됐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2.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는 주인공 이름이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Nerd, 왕따, 찐따이다. 

미간을 늘 지푸리고, 위로 쭉 잡아땡겨진 것 같은 마르고 긴 몸에, 축 쳐진 어깨. 초점 없는 눈. 침이 주르륵 흐를 것 같은 두툼한 입술. 

댓글 중에 너드의 왕이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완벽하게 딱 들어맞는다. 

많은 하이틴을 소재로 한 컨텐츠와 다를 바 없이, 그를 괴롭히는 몸 좋고 잘나가는 아이들도 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주늑들지 않는다.  고집 있고, 의리 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눈 앞에 놓인 것들을 해나가는.. 멋짐이 있다. 

사건의 전개는 여느 하이틴과 다를 바가 없다. 가족과의 짜증나는 갈등, 새 친구와의 만남, 여자아이와의 만남, 댄스 파티, 학생회장 선거... 

그러나 그 모양새가 너무나 다르고 특이하다. 여느 영화들처럼 비주류의 주인공이 주류로 편입되거나, 그들에게 복수를 하고 스스로 주류-비주류를 전복시키거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철저히 비주류-대다수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학교의 잘나가는 아이들이 그렇게 멋져 보이지 않는 이유는 주인공인 나폴레옹과 그 친구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당당하기 때문이다. 꿋꿋하게, 전혀 주변을 여의치 않고 지내는 모습은 새로우면서도 매력적이다. 

우리는 늘 스스로를 주류,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기 위해 노력하거나 그들과 비교하며 괴로워한다. 사서 고생하지 말고 각자의 삶을 선택해서 충실하게 즐기면 그 나름의 멋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3. 


나폴레옹이 사는 동네는 광활하다. 아무것도 없고, 조용한 동네. 배경 음악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 어딘가 쨍하고 머릿속이 먹먹할만큼 더운 여름이 생각난다. 덩그러니 놓인 나폴레옹의 집.  몇 안되는 등장 인물.  시끄럽거나 화려함이 전혀 없다.  그래서 나폴레옹 나름대로의 치열한 일상이 돋보이는 느낌이다.